법정구속
이재구변호사
2,673
14.12.26

법률신문 칼럼

김대휘 변호사

http://www.lawtimes.co.kr/LawNews/News/NewsContents.aspx?serial=89746

요즈음 형사재판부의 중형 선고 추세와 함께 법정구속이 자주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수사기관에서의 구속은 ‘불구속재판의 원칙’에 따라 검사의 영장청구 단계에서나 법관의 영장실질심사에 의한 통제과정에서 신중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법정구속은 아무런 통제 없이 이루어진다. 법정구속도 구속이므로, 구속의 요건이 엄격하게 심사되어야 한다. 형사법원의 심리절차에서 피고인의 범죄혐의가 소명되었고 증거도 확보되어 증거인멸의 우려도 없게 된 상황에서의 법정구속에는 ‘도주의 우려’라는 요건이 중요하다.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형 집행을 면하기 위하여 도주할 우려가 있다는 추정만으로는 부족하고, 특히 무죄를 다투는 피고인은 상급심에서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유죄의 실형을 받고 즉시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법정구속이 되면 상급심에서의 방어권 행사에 많은 지장이 초래된다. 변호인은 수시로 구치소에 접견을 가서 피고인을 면담을 하거나 서류를 전달할 수밖에 없고, 피고인이 외부에 있는 자료를 찾기도 어렵다. 그런데 법관들이 ‘방어권 행사’를 ‘증거인멸의 우려’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고, 피고인이 무죄를 다투는 경우 유죄가 되면 반성이 없다고 하여 형을 가중하거나 법정구속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무죄추정’이나 ‘피고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발상이다. 또 형 선고의 판결이 최종 확정된 후 그 형의 집행은 검사의 직무인데, 법관이 법정구속으로 검사의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이 된다.

법정구속의 경우에도 피고인의 생활관계나 신분 등을 고려하여 그가 도주할 우려가 있는 사람인지 구체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구속은 생활이나 사회관계의 파괴와 단절을 초래하고 신체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 되는데, 법정구속은 수사기관에서의 구속과 달리 아무런 예고가 없기 때문에 불의타가 되고, 그후 구속의 적부를 심사하는 제도도 없다. 특히 1심에서의 법정구속은 하급심 법관의 자만일 수 있고 상급심의 판단을 선취하거나 제약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법정구속된 피고인이 후에 무죄가 되는 경우, 결과적으로 억울한 구속이 되고, 형사보상이나 사법과실에 의한 손해배상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아 왔던 한 국회의원이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되었으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되었다. 국회의원이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법정구속하는 것이 사법의 권위를 세우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그후의 무죄판결로 사법의 신뢰가 훼손당하게 되었다.

그리고 법정구속이 되는 경우, 사법적 권위뿐만 아니라 법관의 도덕적 판단이 암묵적으로 작용하고 피고인의 법정태도 등이 고려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법관은 ‘도덕 교사’가 아니라 실정법에 따른 사법적 판단을 구체화하는 임무를 가진다. 사람을 즉각 가두는 것이 정의로운 법의 응징이 아니고, 반대로 보석이나 집행유예로 신병을 풀어주는 것은 법관의 시혜가 아니다.


글 김대휘 변호사(법률신문 2014. 12. 22.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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