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관련 계약의 서명의 중요성
이재구변호사
1,831
12.09.17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하면 자식들에 대한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이 불의의 사고로 죽더라도 보험금이 자식들에게 지급되어 생계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죽을 사람 자신이 직접 보험계약을 체결하는데 가끔은 제3자가 체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내가 남편이 사망하면 자신이 보험금을 타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생명보험에서 계약자와 피보험자(사망자)가 다른 경우를 흔히 ‘타인의 생명보험’이라고 합니다. 또는 자식들이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보험금을 타는 생명보험 계약도 많이 있습니다. 집안의 가장인 남편이나 부모님의 사고에 대비하여 처나 자식들이 이런 보험을 체결하는 경우가 있고, 이러한 경우 남편이나 부모님 몰래 생명보험을 가입한 뒤 사고로 위장하여 남편이나 부모를 살해하고 보험금을 타려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외부 사람에 의한 치정이나 원한관계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조사가 진행되다가 나중에 처 또는 자식이 보험금을 노리고 범한 범행으로 밝혀졌다고 보도된 뉴스를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목숨에 거액의 보험금이 걸린 경우에는 항상 조심을 해야 합니다. 미국에서 보험사기(Insurance scheme)가 성행하고 있고, 보험가입자를 몰래 미행하거나 사진촬영을 하여 보험회사에 정보를 파는 파파라치와 같은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증오범죄를 가장한 화재사고가 실제로는 자작극으로 밝혀진 경우도 많았습니다. 우리 법원에서도 보험금을 노린 범죄 사건과 이를 둘러싼 보험금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타인의 생명보험의 경우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제3자가 생명보험에 가입한 후 사고를 위장하여 살해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막는 장치는 본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가 없이는 무조건 보험계약이 무효라고 처리하는 것입니다. 우리 상법에도 생명보험의 경우 반드시 사망할 사람의 자필에 의한 서면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죽을 사람의 자필서명이 없이 제3자가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하면 원천적으로 무효입니다. 피보험자인 남편이 계약체결 당시에 옆에 있었다고 해도 서면으로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면 무효가 되고, 나중에 추가로 자필서명을 했어도 유효하게 변경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보험 범죄를 막고자 한 제도가 엉뚱하게도 보험사에 의해 악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필서명만 없을 뿐 남편이 내용을 잘 알고 있었는데 보험모집인과 보험회사에서 서류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경우에도 무효라고 하여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게 됩니다.


 물론 이 때도 돈을 전혀 못 받는 것은 아닙니다.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보험회사가 계약체결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 있으므로 보험금 상당 금액을 손해배상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자에게도 계약체결 절차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잘못이 있어 손해배상 금액이 과실상계에 의하여 감액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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