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용 설명서
이재구변호사
2,614
11.06.15

안귀옥 변호사·가족상담전문가
lawyeran21@hanmail.net

인터넷에 떠도는 남편 사용 설명서와 아내 사용 설명서라는 재미있는 글을 읽었다. 글의 취지는 부부를 전자제품에 빗대어서 구입 요령과 제품의 사용 방법을 설명한 것인데 공감이 가는 글이라 옮겨본다.

우선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주의할 요령으로 남편 사용 설명서에는‘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충분한 검토를 해야 한다’이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것이 어디 남편뿐이겠는가 아내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결혼 전에 아무리 검토를 해도 잠재되어 있어서 잘 보이지 않다가, 결혼식을 올린 직후부터 그 특성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서 혼동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아내 사용 설명서에는 ‘아무리 검토해도 소용이 없다’고 되어 있다. 그 이유는 예측불허이기 때문이란다. 아내들은 남편이 결혼하고 변한다고 불평을 하는데 남편들은 아내에 대해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가 보다.

그에 대한 두 번째는 ‘제품마다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먼저 제품의 특성을 파악’ 하란다. 가정폭력의 전조 증세는 연애 시기에도 거친 언행으로 표출되기도 하나, 연애감정에 빠져있는 많은 연인들은 결혼 전에는 배우자의 이러한 행동을 남성답다거나 박력있다고 오인하거나, 아내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선해를 하거나, 결혼하면 그런 행동이 없어질 것이라고 착각을 하기도 한다. 그런 전조 증세를 보이는 경우에는 그 원인이 원가족들의 문제해결방법이 아니었는지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현명하다. 만약 일시적인 아니라 몸에 밴 습관인 경우에는 언제 어떤 환경에서 그러한 증세를 보이는지를 관찰을 해서 그러한 환경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하거나, 아예 구매를 보류하는 것이 훗날 후회를 하지 않는 길이다.

세 번째는 ‘사용자에 따라 상품의 좋고 나쁨이 다를 수 있으니 사용자의 주의가 요구된다’이다. 그건 사실인 것 같다. 가끔 각 개인으로는 너무나 괜찮은데 부부끼리는 철천지원수 같이 지내는 경우를 종종 본다. 어떤 여성 내담자가 자기 배우자와는 도저히 이상이 맞지 않아서 괴로웠는데, 다른 남자를 알게 되고는 더 자기 남편과 비교가 되어서 하루만이라도 그 남자와 살아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다보니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면서 남편에게 간통죄로 고소당했다고 상담을 의뢰해왔다. 그 여성내담자에게 “그 남자가 그렇게 좋은 사람이라면 자기 아내를 두고 다른 여성과 연애를 시작하였겠느냐. 그 남자의 아내에게 당신 남편이 그렇게 좋은 사람이냐고 물어봤냐”고 되물었다. 그녀는 내 질문을 받고서도 그 아내가 남자에게 못되게 해서 남자가 밖으로 도는 것이라고 그 남자에게 들은 이야기를 마치 사실인 듯이 내게 전했다.

네 번째는 ‘제품의 초기 성능이 사용연한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으나 그렇다고 고장은 아니란다’간혹 두 부부가 닮아간다는 말을 듣는다. 결혼 초기에는 발견하지 못한 장점이 살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것은 새롭게 이상증후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본래 가지고 있는 특성이 편하거나 익숙한 환경에서 발현된다고 보는 학자들이 많다. 따라서 서로 배우고 닮아가면서 부부가 적응도 하고 체념도 하면서 맞추어갈 때 불화가 줄어든다. 가정불화가 심한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은 내가 크면 내 엄마같은 사람, 내 아빠같은 사람과는 절대로 결혼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는데 나중에 보면 꼭 그런 사람을 만나 사는 경우를 흔히 본다. 그 환경이 어린시절부터 익숙하고 편하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고 한다.

다섯 번째는 ‘제품이 집 밖으로 나갔을 때에는 통신이 두절되거나, 회귀시간이 늦어질 수 있으니 유의하라’는 것인데, 최근 모 드라마에서 영상통화가 설정된 휴대폰을 위해서 단란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남자가 아내에게 전화가 오자 여주인이 얼른 음악을 끄고 식당메뉴가 적힌 브라인드를 내리고는 그 앞에서 고객이 전화를 받도록 하는 것을 방영하는 것을 보았다. 실제로 그런 업소가 있는지는 몰라도 영업전략도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섯 번째는 ‘스트레스에 민감하니 제품 상태에 따라 항상 유의하시고, 가끔은 어린이와 같은 행동을 나타낼 때가 있으나 그렇다고 제품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니 안심하고 사용하십시오’라는 설명도 있다. 어린아이와 같은 행동은 최근에 특히 많이 볼 수 있는데, 과잉보호로 인한 마마보이적인 성향을 나타내거나 너무 떠받들어져서 양육된 때문인지 자기만이 소중한 자식인 줄 알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본다. 이는 아내에게서도 나타나는데, 부부갈등이 발생하면 두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사사건건 친정부모를 개입시켜서 부부문제를 집안문제로 비화시켜 회복할 수 없는 지경으로 끌어가는 경우가 있다. 부부갈등은 가능한 부모를 개입시키지 않고 두 부부가 해결하는 것이 부부갈등을 확대하지 않는 요령이다.

남편의 고장원인에 대한 설명도 있다. ‘스포츠 뉴스를 보고 있을 때 질문을 하거나, 중요한 뉴스를 시청할 때 청소기를 돌리거나, 돈 타령시나 주말 백화점 쇼핑을 제안할 때 자주 오작동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다만 이러한 증세들이 고장은 아니니 잘 관찰하면 자연치유가 된다는 치료법까지 조언해 주고 있다. 필요한 변호사님들은 이런 사용설명서를 다운받아서 활용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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