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문변호사] <9편> 에너지·자원 ①김상엽 대륙아주 파트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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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16

국제거래 기준 영국법전문가 '명성'
전례 없는 '수익권' 신개념 으로 1호 해외유전펀드 성공 이끌어
국내 5명뿐인 영국변호사 자격 "국제계약 '교과서' 만들고 싶어"

진영태기자 nothingm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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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륙아주의 김상엽(48ㆍ사진) 파트너 변호사는 '영국변호사(Barrister)'다. 국내에서 영국변호사는 한 손에 꼽힐 정도로 매우 드물다. 필기시험만 통과하면 딸 수 있는 미국변호사 자격증에 비해 영국변호사 자격증은 법정변론 테스트와 증인신문과정 등 복합적인 시험이 추가돼 까다롭기 때문에 도전하는 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에서 5명 밖에 안되는 영국변호사라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큰 데다, 국제거래의 준거법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법에 통달해 있어 인기가 치솟고 있다. 특히 에너지ㆍ자원분야의 경우 대부분 영국법을 근거로 하기 때문에 김 변호사는 요즘 '물 만난 고기' 마냥 맹활약하고 있다.

◇풍부한 실무경험에 법률지식까지 '최고의 경쟁력'=김 변호사는 '영국변호사'가 되기 전 이미 기업체에 입사해 해외계약 일을 많이 했다. 한라그룹 재직시 중국 상하이에 합작 리스회사를 만들기도 했으며, 포스코건설로 자리를 옮겼을 때는 하와이 부동산 개발 사업은 물론 베트남 최초의 백화점은 '다이아몬드 플라자' 건설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전경험 덕에 김 변호사는 해외 자원개발과 에너지사업 분야 개척에 거침이 없다. 김 변호사는 몇 년 전 한국석유공사가 주도한 해외유전개발 1호 펀드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2007년 베트남 정부가 개발에 따른 이익을 선점할 수 있는 선매권을 가진 15-1구역의 광구개발사업에서 석유공사는 1,000억이상의 자금을 투자하는데 반해 수익을 쉽게 가늠할 수 없었다. 수익이 나도 선매권이 베트남 정부에 있어 계약성사 여부는 감을 잡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김 변호사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그는 '수익권'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선매권은 베트남 정부에서 갖되 광구개발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석유공사가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이끌어냈다. 전례에 없는 계약이었다.

석유공사는 계약에 따른 이익은 물론 14.25%의 지분을 이용해 수익권에 투자하는 펀드까지 만들어 국내외 금융권의 주목을 받았다. 동료 변호사는 "실무경험과 법률지식이 없이는 도저히 생각해 낼 수 없는 모델"이라며 김 변호사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감탄했다.

김 변호사는 현재 한국ㆍ중국ㆍ말레이시아ㆍ우즈베키스탄ㆍ러시아 등 5개국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하는 아랄해 개발사업 자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자원 탐사비용에만 1조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해당 국가들도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김 변호사는 더욱 유명세를 탈 전망이다.

◇"뛰어난 영어실력으로 덕 많이 봤다"=김 변호사의 꿈이 처음부터 변호사는 아니었다. 그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민법 총칙 한번 읽어보지 않고 증권회사에 취직한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특기가 있었다. 바로 영어였다.

외국생활을 한 적도 없지만, 어려서부터 영어를 좋아했다. 읽고 쓰기 뿐만 아니라 외국인과 대화도 거의 수준급이었다. 1985년 그는 영어를 잘 했지만 주한미군 육군에 파견 근무하는 카투사나 영어 통역병에 지원하지 않고 바로 육군 현역으로 입대했다. 그런데 그의 영어능력이 알려져 한미군사합동훈련인 팀스피리트(Team spirit)훈련에 통역병으로 차출된 적도 있다. 그의 영어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게 하는 한 사례다.

그의 영어실력은 제대 후 입사하는 과정에서도 빛을 발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영어를 잘 하더라도 협상테이블에서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적었기 때문에 그는 입사하자 마자 해외업무 쪽에 배치됐다. 자연스레 국제법률에도 관심이 가게 됐다.

김 변호사는 "해외계약 때마다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이 법률적으로 해결 가능한 방법인지가 계약성공의 주요 쟁점이 되는 것을 수 차례 경험했다"며 "직접 법률가가 돼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싶었다"며 영국변호사 도전배경을 설명했다. 1997년 그는 10년간의 회사생활을 접고 영국변호사가 되기 위해 늦은 유학길에 올랐다.

◇"국제계약 교과서 만들 것" 목표=김 변호사는 해외자원 개발과 관련 기업에서 10년간 실무자로서, 나머지 10년간은 사내변호사로서 참여해 실전경험이 풍부하다. 그래서 상대를 다루는 협상력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그는 이 같은 능력을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후배양성과 동료 변호사들과 공유하기 위해 국제계약 관련 책을 낼 계획이다.

국제계약이 너무나 중요함에도 국내에서 제대로 알려주는 책이 전무한 현실도 김 변호사를 움직였다. 그는 "법리적인 쟁점은 물론 조언도 곁들인, 실전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국제계약에 관한 '교과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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